2013년부터 2023년까지 외과계 진료과들의 검사 청구량 분석: 재출판본
Analysis of the Volume of Diagnostic Test Claims in Surgical Departments From 2013 to 2023: Secondary Publication
Article information
Trans Abstract
Background and Objectives
The relative value scale (RVS) system in Korea categorizes medical services into five types: surgery, treatment, function tests, laboratory tests, and radiologic examinations. This study aimed to compare changes that took place over the past decade in diagnostic test utilization and relative value unit distribution in the otolaryngology department compared to that in other surgical departments.
Subjects and Method
We analyzed the National Health Insurance claims data for all diagnostic test items billed in 2013, 2018, and 2023. For each test item, we extracted its RVS point value and claim frequency across nine surgical specialties, stratified by institution type. We calculated the total number of test claims, total RVS-weighted test usage, and the average RVS points per test item by specialty. In addition, we assessed specialist-level intensity by calculating the RVS-based test usage per board-certified physician in each specialty.
Results
From 2013 to 2023, all surgical departments showed an increase in test claims. General surgery, orthopedics, and ophthalmology had the highest total claim volumes. While most tests were performed in neurosurgery, thoracic surgery, and urology in tertiary/general hospitals, diagnostic testing in ophthalmology remained concentrated in smaller hospitals and clinics. In otolaryngology, a minimal growth in test claims was noted in high-level institutions while a marked increase in test claims came from clinics and hospitals. Also observed was relatively low test usage per physician in the otolaryngology sector. By 2023, the average RVS points per test item remained lowest in orthopedics, plastic surgery, and ophthalmology, while thoracic surgery and otolaryngology maintained higher averages.
Conclusion
The relatively low per-physician test usage in otolaryngology—despite the high average RVS values—may indicate limitations in test scalability and institutional practice environments.
서 론
상대가치는 소모된 자원의 양을 기준으로 의료행위 간의 가치를 상대적으로 비교한 점수로, 우리나라에는 2001년 1월 처음 도입되었다. 의사업무량, 진료비용, 위험도로 구성된 상대가치는 건강보험 체계의 근간을 이루며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다.
2001년 최초 도입 당시에는 의료행위 분류, 설문을 통한 의사업무량 평가, 제한된 의료기관의 원가 분석을 통한 진료 비용 상대가치 평가, 환산지수 개발 등을 바탕으로 행위별 상대가치를 산정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상대가치는 구조적으로 불완전한 요소를 내포하고 있었고, 이후 지금까지 세 차례의 개정 작업이 진행되었다[1].
2008년의 1차 상대가치 개정은 행위 정의에 따른 의사업무량 및 직접비용 자료 구축, 의사업무량과 진료비용의 분리, 위험도 항목 신설, 치료재료의 별도 분리 등을 통해 상대가치를 재산출하였다. 그러나 진료과목 간 총점 고정을 전제로 개편이 진행되어 기본적인 진료과목 간 불균형을 해소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고, 원가보전율 역시 72.9%에 머무르게 되었다[2].
1차 개정 이후에도 상대가치의 진료과목 간, 유형 간 불균형은 여전히 개선되지 않았으며, 저평가된 항목에 대해서는 의료 질 저하에 대한 우려가, 고평가된 항목에 대해서는 과잉 투자 및 과잉 공급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었다. 이에 따라 2017년에는 2차 상대가치 개정이 진행되었다. 2차 개정에서 는 의사업무량, 진료비용, 위험도 등의 변화를 적절히 반영하고 진료과목 간 불균형을 해소하고자 전체 행위를 수술, 처치, 기능, 영상, 검체검사의 5개 유형으로 구분하여 개편이 이루어졌다. 유형별 총점 고정을 전제로, 의사업무량과 clinical practice expense profile 자료의 재평가를 시행하였으며, 특히 원가보전율이 낮은 수술 및 처치 유형의 상대가치를 상향 조정하였다. 그러나 저평가된 원가보전율을 현실화하는 데에는 여전히 미흡한 점이 있었다[3,4].
2023년에 시행된 3차 상대가치 개정에서는 종별 가산율의 폐지 및 정비, 각종 가산제도 개선, 입원료 개편 등이 이루어졌고, 수술·처치 등 원가 보상이 낮은 외과계 행위 유형의 상대가치점수 조정도 시행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술 및 처치 항목, 즉 외과계의 상대가치 저평가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이에 따라 외과계 진료과들은 상대적으로 평가가 높은 검체 및 기능검사 유형의 청구량을 늘리는 방식으로 이를 보완해 온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지난 10년간 외과계 진료과들이 수술 및 처치 유형의 상대가치 저평가라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 이를 어떤 방식으로 대응해왔는지를 살펴보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이비인후과를 포함한 여러 외과계 진료과들의 검사 유형 청구 빈도 및 총량의 변화 양상을 비교·분석하였으며, 과별 편차와 변화량을 함께 평가함으로써, 향후 상대가치 개정 작업 시 외과계 본연의 수술 및 처치 유형에 대한 적절한 상대가치 상향 논의에 기여하고자 한다.
대상 및 방법
연구 대상
국민건강보험 청구 데이터베이스에서 2013년, 2018년, 2023년도의 제2장 검사료 항목 전체를 연도별로 추출하였다. 제2장 검사료 항목은 기능검사 및 검체검사 항목이 대부을 차지하지만, 천자와 생검 등의 처치 항목 및 초음파 검사 와 같은 영상검사 항목도 포함되어 있다. 각 연도별로 존재하는 보험 급여 검사 항목의 수가코드, 상대가치점수, 장구분, 해당 항목을 실제 청구한 전문과의 청구 건수 등을 포함하였으며, 외과계 9개 진료과(외과, 정형외과, 신경외과, 흉부외과, 성형외과, 산부인과, 안과, 이비인후과, 비뇨의학과)를 분석 대상으로 하였다. 또한 상급종합병원, 종합병원, 병원, 의원의 네 가지 요양기관 종별로 진료과별 검사 청구 빈도를 분류하여 분석하였다.
자료 수집 및 분석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청구명세 내역에서 각 검사 항목의 코드, 분류, 명칭과 상대가치점수, 연도별 진료과별 청구 빈도 자료를 수집하였다. 2013년, 2018년, 2023년 각각의 해당 연도에 보고된 모든 검사 항목 수는 순서대로 1657개, 1498개, 1672개였다. 각 연도에 대해 진료과별로 다음의 지표를 산출하였다.
1) 청구 빈도 총합: 해당 진료과에서 시행된 검사 건수의 총합
2) 검사 사용량 총합: 해당 진료과에서 시행된 모든 검사 항목의 상대가치점수×빈도의 합(해당 과가 검사를 통해 산출한 총 상대가치 점수량으로, 해당 과의 검사 분야 진료량 지표)
3) 검사 항목당 평균 상대가치점수: 해당 진료과에서 청구한 검사 항목들의 상대가치점수의 단순평균값. 청구 빈도와 사용량은 의료기관 종별(상급종합병원+종합병원 vs 병원+의원)로 나누어 비교하였으며, 주로 2013년 대비 2023년의 변화 추이를 분석하였다. 수집된 자료는 Excel (Microsoft, version 2016)로 집계 및 산술적 분석은 SPSS (version 27.0, IBM Corp.)를 이용하여 수행하였다. 본 연구는 국민건강보험 청구자료 중 해당 연도에 보고된 외과계 진료과 전체 검사 청구 건을 전수 수집하여 분석한 것으로, 표본 추출에 기반한 통계적 추정은 시행하지 않았다. 모든 데이터는 비식별화된 공공 데이터로서 개인 환자 정보가 포함되지 않았으며, 자 개입이 없는 분석연구이므로 기관생명윤리위원회(IRB)의 심의 면제 대상에 해당함을 확인하였다. 또한 외과계 진료과 별 검사 진료량의 상대적 집중도를 정량적으로 평가하기 위해, 보건의료빅데이터개방시스템에서 제공하는 각 연도별 전문의 수(2013년, 2018년, 2023년)를 활용하여 ‘전문의 1인당 검사 사용량’을 산출하였다. 각 진료과의 검사 사용량(상대가치점수 총합)을 동일 연도의 해당 진료과 전문의 수로 나누어 계산하였으며, 종별 구분 없이 외과계 전체 진료과를 대상으로 하였다. 이를 통해 진료과별 실제 검사 수행의 집중도 및 과 간 구조적 차이를 비교·분석하였다.
결 과
검사 청구 빈도 변화
2013년부터 2023년까지 10년간 모든 외과계 진료과에서 검사 청구 빈도가 증가하였다. 특히 2018년에서 2023년 사이에 청구 건수의 급증이 관찰되어, 짧은 5년 동안 이전 대비 검사 이용이 크게 늘었다. 2013년 기준 전체 청구 건수가 가장 많은 진료과는 외과(약 8200만 건)와 정형외과(약 9700만 건), 안과(약 7488만 건) 순이었고, 2023년에는 안과가 약 1억 5774만 건으로 최다를 기록하여 10년간 두 배 이상 증가하였다. 외과(약 1억 2774만 건)와 정형외과(약 1억 4438만 건)도 여전히 높은 청구량을 보였다(Fig. 1). 한편 흉부외과와 성형외과는 절대적인 검사 건수는 가장 적었으나(2013년 각각 약 1450만 건, 350만 건) 꾸준한 증가 추세를 보였다.
각 진료과의 검사 청구 증가는 의료기관 종별 구성비의 변화와 함께 살펴볼 때 의미있는 차이를 보였다(Figs. 2, 3). 외과, 신경외과, 흉부외과, 비뇨의학과의 경우 2013년과 2023년 모두 상급종합병원 및 종합병원에서 시행된 검사가 전체의 대부분을 차지하였다. 외과는 2013년 청구 건수의 약 81.0% (6619만/8200만 건)가 상급종합/종합병원에서 발생하였고 2023년에도 약 81.6% (1억 0435만/1억 2774만 건)가 대형병원에서 이루어져, 대형병원 중심의 검사 이용 패턴이 지속되었다. 신경외과(대형병원 비율 2013년 ~67%, 2023년 ~74%), 흉부외과(2013년 97% 이상, 2023년 96% 이상), 비뇨의학과 (2013년 ~73%, 2 023년 ~67%) 또한 대형병원 위주의 검사 시행 양상이 유지되었다. 이에 반해 안과의 검사는 대부분이 중소병원 및 의원에서 이루어졌다. 안과의 경우 2013년 청구의 약 81.2% (6082만/7488만 건)가 병원/의원에서 시행되었고 2023년에도 약 80.3% (1억 2669만/1억 5774만 건)가 병원/의원에서 발생하여, 기간 내내 대부분의 안과 검사가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이루어지는 압도적인 경향을 보였다. 산부인과의 검사는 2013년에는 상급/종합병원과 병원/의원의 비율이 거의 비슷했으며(상급/종합 1899만 vs. 병원/의원 2476만 건), 2023년에는 병원/의원에서 약 58.4%를 차지하여 다소 증가한 정도였다. 이는 각 진료과별 봉직의와 개원의 비율 차이가 이러한 종별 검사량 차이에 영향을 미친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
가장 두드러진 양상은 이비인후과의 검사 청구에서 관찰되었다. 이비인후과는 2013년 상급종합/종합병원 청구 건수 1308만 건과 병원/의원 청구 건수 1289만 건으로, 대형병원과 의원급에서 거의 유사한 검사량을 보였다. 그러나 2023년에 이르러 이비인후과의 병원/의원 청구 건수는 3646만 건으로 2013년 대비 182% 폭증한 반면, 상급종합/종합병원 청구 건수는 1642만 건으로 10년 전에 비해 증가율이 불과 25%에 그쳤다. 즉, 지난 10년 동안 이비인후과 검사 서비스의 증가분은 주로 중소병원과 의원급 기관에서 발생하였고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에서는 청구 건수의 정체 현상이 나타났다. 산부인과도 2023년에 병원/의원의 청구 건수 증가(58%)가 관찰되었으나, 이비인후과는 같은 기간 병원/의원급에서의 증가율이 상대적으로 더 높아 기관 간 격차가 보다 뚜렷하게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이비인후과가 대형병원에서는 새로운 검사 도입이나 검사량 확대가 정체된 반면, 일차 및 이차 의료기관에서 환자 진단을 위한 검사가 크게 늘어났음을 시사한다.
검사 사용량(relative value units 점수 사용량) 변화
각 진료과에서 청구한 검사들의 사용량(모든 청구 검사 항목의 상대가치점수×빈도의 합계) 역시 2013년에서 2023년 사이 꾸준히 증가하였다(Fig. 4). 사용량은 해당 진료과가 검사를 통해 얻은 총 상대가치점수, 즉 검사 분야의 총 산출을 의미하는 지표이다. 2013년 기준 사용량이 가장 컸던 진료과는 외과(약 125억 점)와 정형외과(약 149억 점), 안과(약 1149억 점) 등이었으며, 2023년에는 안과가 약 2421억 점으로 가장 높고 정형외과(약 2216억 점), 외과(약 1960억 점) 순으로 나타났다. 산부인과(약 999억 점)와 이비인후과(약 812억 점)는 중간 정도 규모를 보였고, 성형외과(약 93억 점)와 흉부외과(약 378억 점)가 가장 낮았다. 모든 진료과에서 10년간 사용량이 증가하는 가운데 안과, 비뇨의학과의 사용량 증가율이 특히 높았다(안과 +160%, 비뇨의학과 +218%). 의료기관 종별로 사용량을 살펴보면 청구 빈도와 유사한 경향을 보였다. 외과, 신경외과, 흉부외과 등은 사용량 대부분이 상급/종합병원에서 발생하였고 안과는 병원/의원 사용량이 압도적이었다(Figs. 5, 6). 산부인과와 이비인후과의 경우 2013년에는 상급/종합병원과 병원/의원의 사용량이 비슷하였으나 2023년에는 병원/의원 측 사용량이 크게 증가하였다.
이비인후과는 2023년에 병원/의원급에서의 검사 사용량이 상대적으로 큰 폭으로 증가하였으며, 이에 따라 상급종합병원 및 종합병원에서의 사용량을 상회하게 되었다. 구체적으로, 이비인후과의 상급/종합병원 사용량은 2013년 2008억 점에서 2023년 2521억 점으로 소폭 증가한 반면, 동일 기간 병원/의원 사용량은 2007억 점에서 5609억 점으로 약 2.8배 증가하였다. 이는 앞서 언급한 이비인후과 검사 건수의 기관별 변화와 일치하는 양상으로, 대형병원 이비인후과 검사 실적이 정체된 가운데 중소병원과 의원에서의 검사 수행이 크게 늘었음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준다.
전문의 1인당 검사 사용량 비교
진료과별 전문의 수를 고려한 ‘전문의 1인당 검사 사용량’을 분석한 결과, 전체 사용량이 가장 많았던 외과와 정형외과는 전문의 수가 상대적으로 많아 1인당 사용량은 다른 진료과에 비해 낮은 수준을 보였다(Fig. 7). 반면, 신경외과와 흉부외과는 전체 검사 사용량은 중간 수준이었지만 1인당 사용량은 모든 진료과 중 가장 높아, 검사 행위가 소수 전문의에게 집중되어 있음을 시사하였다. 안과는 전체 검사 사용량뿐 아니라 병원 및 의원급 사용량, 그리고 1인당 사용량 모두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하였으며, 이는 안과 진료의 검사 의존적 특성과 더불어 개원의 중심의 구조, 양안 검사 항목의 편측 인정 등 구조적 요인에 기인한 결과로 해석된다. 한편, 이비인후과는 전체 사용량, 평균 상대가치점수, 병의원 중심 청구 증가 등 일부 지표에서 높은 수치를 보였으나, 전문의 1인당 사용량은 다른 외과계 진료과에 비해 여전히 낮은 수준을 유지하였다. 이는 실제 임상 검사량의 확대가 진료과 전체로 균등하게 확산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지표로 해석될 수 있다.
검사 항목당 평균 상대가치점수
각 진료과가 청구한 검사 항목들의 평균 상대가치점수를 비교한 결과, 전반적으로 정형외과, 성형외과, 안과의 검사 항목당 점수가 다른 과에 비해 낮은 편으로 나타났다(Fig. 8). 예를 들어 2013년 정형외과에서 청구된 검사 항목들의 상대가치점수를 단순 평균하면 약 25점으로, 이는 모든 외과계 중 가장 낮았다. 성형외과와 안과도 평균 점수가 30-50점대로 비교적 낮았다. 반면 흉부외과는 평균 약 76점, 이비인후과는 약 91점으로 높았으며 외과와 신경외과는 중간 수준(각각 약 65점, 54점)이었다. 이러한 경향은 2023년에도 비슷하여, 정형외과의 평균 점수는 약 90점으로 가장 낮았고 안과(약 114점), 성형외과(약 130점)가 그 뒤를 이었다.
한편 이비인후과의 2023년 평균 점수는 약 193점으로 외과계 중 가장 높았다. 이는 정형외과와 안과가 주로 상대가치 점수가 낮은 검사(예: 기본 방사선 검사나 저가의 안과검사 등)를 많이 시행하는 반면, 이비인후과나 흉부외과는 소수이지만 상대가치점수가 높은 특수 검사(예: 후각검사, 청력검사, 고난도 혹은 고가 영상검사 등)를 활용하는 경향이 있음을 시사한다. 다만 본 연구에서 계산한 평균 점수는 해당 과가 청구한 검사 항목들의 단순평균으로, 빈도 가중치를 고려하지 않은 값이다. 실제 환자 진료에서 이루어진 검사 1건당 평균 점수(사용량/빈도, 가중평균)는 2013년과 2023년 모두 대부분의 과에서 약 153점 내외로 비슷하였다. 이는 각 과마다 고가 검사와 저가 검사의 구성 비율 차이가 있지만, 빈도까지 감안하면 전체적으로 환자 1건당 검사에 소요되는 상대가치 점수는 유사한 수준이었음을 의미한다.
고 찰
상대가치제도는 도입 이래 3차 개편을 거쳤음에도 불구하고, 외과계 수술 및 처치 항목에 대한 상대가치는 여전히 원가보전율 100%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외과계 전반에서 공통적으로 인식되고 있는 구조적 문제이다[5,6].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일부 외과계 진료과에서는 상대적으로 상대가치점수가 높게 책정된 검체 검사나 기능 검사 항목의 행위량이 증가하는 경향이 나타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외과계 각 진료과 간의 실제 검사 이용 패턴과 상대가치 점수의 사용량의 차이를 정량적으로 분석한 연구는 부족한 실정이다[7,8].
이에 본 연구는 2013년, 2018년, 2023년의 국민건강보험 청구자료를 기반으로 외과계 9개 진료과를 대상으로 하여, 검사 항목의 청구 빈도 및 상대가치점수(relative value units, RVU) 사용량의 10년간 변화 양상을 분석하였다. 분석은 진료과별 뿐만 아니라 의료기관 종별(상급종합병원, 종합병원, 병원, 의원)로도 세분화하여 수행하였다. 그 결과, 모든 외과계 진료과에서 검체 및 기능검사 청구 빈도는 유의미하게 증가하였고, 특히 최근 5년(2018-2023년) 사이에 뚜렷한 상승세가 관찰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증가 추세는 진료과 및 의료기관 유형에 따라 그 양상과 범위가 상이하였다.
산부인과와 이비인후과는 상급종합병원, 종합병원, 병원, 의원 간에 비교적 균형 있는 검사 청구 분포를 나타냈으나, 2023년에는 종합병원 및 의원급 의료기관에서의 청구 빈도가 특히 증가하였다. 반면 외과, 신경외과, 흉부외과, 비뇨의학과는 검사 청구가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에 상대적으로 집중되는 양상을 보였다. 이러한 경향은 각 진료과의 봉직의 중심 진료 구조, 고난이도 장비의 필요성, 시술 행위의 복잡성 등 구조적 요인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외과, 정형외과, 산부인과, 비뇨의학과의 경우, 고난이도 검사가 전체 검사 중 차지하는 비중이 높고, 이들 검사는 주로 대형 병원에서만 수행 가능한 경우가 많아 종별 편중 현상이 더욱 두드러졌을 가능성이 있다. 안과의 경우, 평균 상대가치점수는 낮지만 양안 검사가 편측으로 각각 인정되는 보험 구조, 그리고 소형 의료기관에서도 쉽게 시행 가능한 검사 항목 구성이 청구 빈도와 사용량의 증가에 영향을 준 요인으로 판단된다. 성형외과는 비급여 항목 비중이 높고, 청구 가능한 검체 및 기능검사의 절대 수 자체가 적은 특성이 본 연구 결과에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이비인후과는 검사 항목당 평균 상대가치점수가 높은 진료과에 속하였으나, 실제 검사 사용량은 병원 및 의원급 기관에 상대적으로 집중되는 양상을 보였다. 이러한 경향은 상급종합병원 및 종합병원에서 진료 규모가 작고, 개원의 비율이 높은 구조적 진료 환경과 더불어, 이비인후과 환자의 특성 상 1인당 시행 가능한 검사 수에 제한이 존재하기 때문일 수 있다. 또한, 해당 과에서 청구되는 검사 항목 중에는 의원급에서도 손쉽게 수행할 수 있는 기본 검사가 다수를 차지하며, 동시에 상대가치점수가 높고 시간 소요가 큰 고난이도 검사 항목도 포함되어 있어, 이러한 항목 구성 역시 병원 및 의원급 중심 청구 구조에 영향을 준 요인으로 볼 수 있다.
본 연구는 진료과별 검사 포트폴리오의 구성 차이가 전체 청구 건수 및 평균 상대가치점수에 미치는 영향을 조명하였다. 정형외과와 안과는 상대가치점수가 낮은 기본 검사 중심으로 높은 청구량을 보인 반면, 이비인후과는 상대적으로 고수가 검사가 포함된 구조를 보였다. 그러나 실제 진료 현장에서 환자 1건당 시행된 검사에 소요된 가중 평균 상대가치점수는 2013년과 2023년 모두 대부분의 진료과에서 약 153점 내외로 유사하였다. 이는 고가와 저가 검사의 구성 차이에도 불구하고, 실제 임상에서의 검사 활용 양상은 일정 수준으로 수렴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결국, 단순히 고수가 검사의 보유 여부보다는 진료 환경과 기관 특성에 따른 검사 선택과 활용의 실질적 가능성이 검사량과 보상 수준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향후 상대가치체계의 개편에 있어서는 진료과별 평균 점수뿐 아니라, 실제 임상 적용성과 활용도를 반영한 정성적 평가가 병행될 필요가 있다.
이비인후과는 검사 항목당 평균 상대가치점수가 높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임상에서는 구조적 제약으로 인해 검사 활용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확대되기 어려운 양상을 보인다. 예를 들어, 어지러움증 환자에게 시행되는 전정기능검사나 안진검사 등은 상대가치점수가 높음에도 불구하고, 검사에 소요되는 시간, 장비 활용률, 숙련된 인력의 필요성 등으로 인해 다수 환자에게 반복적으로 적용하기에는 현실적인 제약이 따른다. 이러한 검사의 특성은 의원급에서의 높은 청구 비율과 병원급에서의 정체 양상을 함께 설명하는 요인이며, 결과적으로 이비인후과 전문의 1인당 검사 사용량이 다른 진료과에 비해 낮게 나타난 원인 중 하나로 해석될 수 있다.
본 연구 결과와 기존 문헌을 종합해 보면, 이비인후과는 외과계 진료과 중 상대가치제도의 변화에 따른 구조적 대응이 상대적으로 어려웠던 진료과로 해석되며[6], 검사 항목의 빈도 및 사용량 변화 또한 다른 진료과에 비해 제한적인 양상을 보였다. 특히 상급종합병원 및 종합병원에서는 검사량 증가가 뚜렷하지 않았는데, 이는 이비인후과의 진료 환경, 자원 배분 구조, 환자군 특성 등 복합적인 제약 요인과 관련되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단순히 타 진료과와의 비교를 통한 검사량 확대보다는, 진료 환경과 인프라 수준에 부합하는 고난이도 검사 항목의 적정 개발과 실제 임상에서의 적용 가능성 제고가 보다 효과적인 접근일 수 있다. 이러한 방향은 과잉 검사를 유도하기보다는, 적정 진료 보장을 위한 선택권을 확대하고, 임상적 가치 기반의 검사 전략을 다양화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나아가 이러한 개선은 개별 진료과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외과계 전체의 연대와 제도적 뒷받침이 병행될 때 실질적인 변화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수술 및 처치 항목에 대한 상대가치의 저평가를 단순히 검사 유형의 활용 확대로 보완하려는 접근에는 한계가 있으며, 이에 대한 비판적 시각도 존재함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외과계 진료의 핵심은 수술 및 처치에 있으며, 이들 행위가 소요 자원과 난이도에 상응하는 정당한 가치 평가를 받는 것이 궁극적으로 가장 바람직한 방향이다[9]. 따라서 이비인후과의 경우에도 검사 항목의 상대가치점수 개선과 병행하여, 수술 및 처치 영역에 대한 적정 보상을 위한 다각적인 제도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
상대가치제도의 구조적 불균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진료과별 대표적인 수술 및 처치 항목을 체계적으로 선정한 뒤, 이에 대한 다기관 기반의 실시간 원가 분석을 통해 상대가치점수(RVS)의 현실화를 도모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분석은 단발성 조사가 아닌 정기적이고 지속적인 갱신 체계로 운영되어야 하며,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안정적인 예산 확보와 정책적 지원이 병행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 외과계 각 진료과 학회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보건복지부 등 관련 기관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하여, 진료과 간 이해관계를 조율하고 객관적 기준에 따라 항목을 재분류하며, 상대가치의 가중치를 합리적으로 설정할 수 있는 구조적 논의 틀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협의체는 수가 조정의 투명성과 수용성을 제고하고, 궁극적으로 제도 개선의 실효성을 높이는 기반이 될 수 있다. 현재 운영 중인 획일적 종별 가산제도 역시 개선이 요구된다. 진료행위의 난이도, 환자 중증도, 시술 시간, 시술 후 관리의 복잡성 등 다양한 요소를 반영할 수 있는 정량적 평가 지표의 개발과 이를 바탕으로 한 차등적 가산율 적용이 필요하다. 이는 실제 임상 현장에서의 자원 투입 수준과 보상 간의 정합성을 높이고, 진료의 질적 향상을 유도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로 기능할 것이다. 또한, 수가 제도 개선은 단순히 보상 체계의 조정에 그치지 않고, 상급종합병원을 중심으로 한 외과계 진료과의 수련 환경 강화 및 전공의 확보와도 연계되어야 한다. 수가 현실화와 전문 인력 양성 정책은 상호 연동되어야 하며, 분절된 정책 추진보다는 통합적 접근이 요구된다.
본 연구는 국민건강보험 청구자료라는 전수 기반의 행정 데이터를 활용하여 외과계 진료과별 검사 행위의 청구 양상과 상대가치점수(RVU)의 변화를 장기적으로 비교 분석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그러나 해당 자료는 행위 단위의 청구 정보를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어, 병원 규모, 환자군 구성, 진료과 운영 구조 등 임상적 맥락을 포함한 세부 변수에 대한 정보는 제한적이다. 이러한 데이터의 구조적 특성으로 인해, 다양한 혼란변수를 통제한 정량적 분석이나 인과적 해석에는 일정한 한계가 존재하며, 본 연구의 해석 역시 탐색적 접근으로 이해될 필요가 있다. 향후에는 진료과 구조나 환자 특성을 반영할 수 있는 보다 정교한 자료를 기반으로 다변량 분석이 병행된다면, 보다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는 정책적 시사점을 도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결론적으로, 지난 10여 년간 이비인후과는 외과계 진료과 중 수술 및 처치 항목의 상대가치 저평가에 구조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여건에 놓여 있었으며, 이를 보완할 수 있는 검사 항목의 빈도 및 사용량 증가 역시 다른 진료과에 비해 다소 제한적인 양상을 보였다. 특히 종별 분석 결과,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에서는 검사량 증가가 상대적으로 미미했으며, 이는 해당 기관의 진료 환경과 자원 구조, 진료 패턴 등의 복합적인 요소에 기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수술 및 처치 항목이 본래의 임상적 난이도와 자원 투입에 상응하는 정당한 상대가치를 인정받는 것이 궁극적으로 가장 바람직하나, 그 과정에서 진료 환경에 적합한 고난이도 검사 항목의 개발 및 임상 활용 가능성을 높이는 전략 또한 병행될 필요가 있다. 이는 과잉 검사를 유도하려는 것이 아니라, 적정 진료 보장을 위한 선택권 확대와 다양화된 검사 전략 구축을 통해 진료의 질을 높이고, 과 간 형평성을 도모하기 위함이다. 앞으로 외과계 전체의 상대가치 보상체계 개편에 있어서는 진료과 간 불균형을 심화시키는 종별 가산제도의 구조적 개편과 함께, 행위 유형별로도 균형 잡힌 상대가치 조정이 함께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Notes
Acknowledgments
This paper is based on the paper “Analysis of the Volume of Diagnostic Test Claims in Surgical Departments from 2013 to 2023” first reported in the Korean Journal of Insurance Medicine in 2025.
Author Contribution
Conceptualization: Chan-Soon Park. Data curation: Jae Min Shin, Jae Hoon Cho. Formal analysis: Jae Min Shin, Jae Hoon Cho. Funding acquisition: Chan-Soon Park. Investigation: Chan-Soon Park. Methodology: Jae Min Shin, Jae Hoon Cho, Seung Hoon Lee, Sei Young Lee, Sang-Hyuk Lee. Project administration: Chan-Soon Park. Resources: Chan-Soon Park. Software: Jae Hoon Cho. Supervision: Chan-Soon Park. Validation Jae Hoon Cho, Chan-Soon Park. Visualization: Jae Min Shin, Jae Hoon Cho, Seung Hoon Lee, Sei Young Lee, Sang-Hyuk Lee. Writing—original draft: Jae Min Shin, Jae Hoon Cho. Writing—review&editing: Chan-Soon Par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