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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이비인후-두경부외과학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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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론
지루각화증(seborrheic keratosis)은 표피에 생기는 양성 종물로 예로부터 검버섯이라 불리는 질환이며 이는 주로 사지 및 체간에 흔하게 발견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이도에 생기는 경우는 드물고 또한 외이도에서 발견되는 경우에도 폴립, 육아종, 기저세포암 및 편평세포암과 같은 외이도 악성종양 등과 육안적으로 구별이 어렵기 때문에 이비인후과 의사로서는 꼭 알아야 할 질병이다.1)
조직학적으로 특징적이고 흔히 본다고는 하나 현재 문헌에서 이 병에 대한 사진과 자료가 거의 없어 외이도에 생긴 지루각화증에 대한 진단과 치료를 어떻게 진행하여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도 부족한 실정이다.
저자들은 혈성 이루 및 전음성 난청을 주소로 내원한 47세 남자에서 외이도 지루각화증 1예를 치험하였기에 논문고찰과 함께 보고하는 바이다.
증 례
47세 남자 환자가 1개월 전부터 시작된 우측 외이도의 유두종성 종물, 혈성 이루 및 전음성 난청을 주소로 개인의원에서 계속 치료 받았으나 호전이 없어 내원하였다. 다른 전신 질환의 과거력은 없었으며, 가족력도 특이 사항은 없었다. 이학적 검사상 우측 외이도 연골부위 후상벽에서 기원하여 외이도를 막고 있는 매끄러운 표면을 지닌 검붉은 다결절성 종물이 관찰되었으며(Fig. 1), 혈성 이루를 동반하고 있었다. 고막은 정상소견이었으나 Weber검사는 환측으로 편위되었고 순음청력검사상 우측 기도청력 38 dB, 골도청력 8 dB의 전음성 난청 소견을 보였다. 안면, 경부 및 체간의 이상 소견은 보이지 않았으며 특별한 전신적인 증상은 없었다.
측두골 전산화단층촬영상 우측 외이도에 전반적으로 두터운 종물의 연부조직음영이 관찰되었다(Fig. 2). 이는 외이도벽과 측두골의 미란을 동반하지 않았고 고막 및 안면신경과의 연결도 없었으며 경부에도 특별한 이상소견이 보이지 않았다.
악성여부를 감별하기 위해 펀치 생검을 시행하였고, 조직병리검사상 생검 조직은 기저양세포(basaloid cell)의 유두종성 증식(papillomatous growth)으로 인해 손가락 모양(digitate)의 형태를 보이고 있었으며, 중앙부에선 각질낭(horn cyst)이 관찰되었다(Fig. 3). 면역조직화학검사상 Ki-67염색이 기저상피(basal epithelium)에 국한된 반응성을 보여 악성보다 양성 병변의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하였다(Fig. 4). 병변을 이루는 세포는 분화도가 좋은 편평상피세포와 기저양상피세포의 두 가지 형태로 구성되어 있었고 유사분열은 관찰되지 않아 최종적으로 외이도의 과각화성 지루각화증(hyperkeratotic seborrheic keratosis)으로 진단되었다.
치료로는 외이도 기저부를 포함한 광범위 절제술 및 소파술을 시행하였으며 종물 제거 시 외이도 기저부 피부 결손은 크지 않아 피부 이식술 없이 자연적으로 치유되었다. 절제술로 인한 합병증은 없었으며 1년간의 외래 추적 검사에서도 재발은 없었다.
고 찰
지루각화증은 흔한 표피의 양성 종물로 체간 및 사지에 주로 발생하나 외이도에 생기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1) 원인은 확실치 않으나 고령, 자외선 노출, 인체 유두종 바이러스(human papillomavirus) 감염, 에스트로겐 호르몬 및 다른 성호르몬의 영향, 유전적 소인 등 여러 요인들이 거론되고 있다. 이 중 고령은 중요한 요인으로 이는 바이러스 감염, 호르몬의 영향 및 자극에 대한 과반응성 등이 모두 고령과 연관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1,2,3)
지루각화증은 일반적으로 병리학적 소견에 따라 극세포증성(acanthotic), 과각화성(hyperkeratotic), 망상성(reticulated), 클론성(clonal), 자극성(irritated), 흑색극세포종성(melanoacanthoma), 그리고 역모낭성(inverted follicular) 등 7가지 아형으로 분류된다.4) 일반적으로 극세포증성이 가장 흔하며 이는 많은 거짓각질낭(pseudo-horn cyst)을 특징으로 하고 임상적으로 더 심한 형태로 발현되는 반면에 과각화성은 상대적으로 적은 아형으로 톱니(serrated) 또는 손가락 모양의 과각화증 및 유두종증이 특징적이다.5) 외이도에 발생한 지루각화증은 1970년에 Deutsch에 의해 처음 기술된 이래로,6) 자극성이 2예,1,7) 극세포증성이 3예 보고되었으며,3,6,8) 본 증례와 같은 과각화성 지루각화증은 최근 1예가 보고된 바가 있다.9)
본 증례의 경우 혈성이루 및 난청이 주증상이었는데, 이전의 증례를 살펴보면 증상은 외이도 종물로만 존재하는 경우보다는 혈성 이루를 동반하는 경우가 많아 외양적으로 기저세포암 및 편평세포암과 감별하기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이었으며,1,7,8) 크기가 큰 경우엔 외이도를 막아 전음성 난청을 초래한 경우도 2예가 있었다.3,9) 이전에 보고된 과각화성 지루각화증 1예의 경우 종물이 좌측 외이도를 완전히 막아 전음성 난청을 초래하였으나 혈성이루 및 이통은 없었으며, 절제술로 치료하였으나 7년만에 재발되어
CO2레이저를 이용하여 치료를 하였다.9)
측두골 전산화단층촬영은 외이도 골벽의 미란 및 내부 중요 기관과의 연관성을 알려 줄 수 있어 유용한 검사이고, 확진을 위해선 조직 생검이 필수적이며 Ki-67 등의 면역조직화학검사도 도움이 된다. 치료는 종물의 기시부를 포함한 광범위 절제술, 소파술 및 냉동요법이 추천되며, 외이도의 피부 손실이 큰 경우에는 추가적인 피부 이식술이 고려되어야 한다.1,10) 본 증례의 경우 혈성 이루를 동반한 유두종성 종물이 외이도에 관찰되었으며 악성 병변을 배제하기 위하여, 측두골 촬영 및 조직 생검을 통하여 과각화성 지루각화증으로 진단하고 충분한 절제술을 통하여 재발을 피할 수 있었다. 이와 같이 외이도의 종물은 조직 생검 및 전산화단층촬영을 통한 철저한 평가가 필수적이며, 드물지만 외이도 지루각화증과 같은 병변의 가능성도 고려하여야 한다.
결론적으로 외이도의 지루각화증은 검붉은 다결절의 형태 또는 유두종성 종물로 나타나며 혈성 이루와 전음성 난청을 동반할 수 있다. 지루각화증에서 악성변이가 일어나는 경우는 드물지만 그러한 증례가 발표된 바 있으며,8,11) 외견상 악성병변과의 감별진단이 필요하기에 정확한 진단을 위한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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