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만성 중이염, 고막천공 등에 대해 수술을 할 때, 중이강과 유양동에 이르기 위해 후이개 접근법이 종종 사용된다. 후이개 접근법을 통하면 좁은 외이도를 우회하여 중이강에 이르는 시야를 넓힐 수 있고, 유양동에 바로 접근할 수 있다. 또한 이개 뒤 모발선의 앞쪽으로 술 후 상처가 생기므로 잘 드러나지 않는 장점도 있다. 그러나 이 접근법을 이용하여 수술을 받은 일부 환자들이 수술 후 이개 모양이 변했다고 호소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특히 이개가 앞으로 더 두드러지는, 다시 말해 이개와 유양동 간의 거리가 멀어지는 것 같다고 말한다. 중이염 수술에서 그 결과는 염증의 재발 여부, 청력 개선 등에 중점을 두기 때문에 이러한 미용적 요소는 간과될 수 있다. 한편, 후이개근은 유양돌기에서 기원하여 이개 연골 뒤쪽에 붙는다. 안면신경의 후이개 분지가 지배하며 이개를 뒤로 잡아당기는 역할을 하나 실제 수의적으로 움직이지는 않는 경우가 많다. 후이개 접근법에서 이 근육은 항상 절개된다. 본 연구는 실측과 설문을 통해 후이개 접근법을 통한 수술 후 이개 모양의 변화가 나타나는지를 확인하고, 후이개근의 재건이 이에 영향이 미칠 수 있는지를 확인하고 하였다.
대상 및 방법
후이개 접근법을 통해 폐쇄동 유양돌기 절제술과 고실성형술을 받은 49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전향적으로 무작위 일측 맹검 연구를 시행하였다(Fig. 1). 2015년 4월부터 순차적으로 수술한 환자를 모두 포함하였다. 수술은 한 명의 술자에 의해 동일한 방법으로 진행되었다. 피부 절개는 후이개 주름의 1 cm 후방에, 이개의 가장 높은 곳에서 유양돌기까지 C자 형태로 시행하였다. 술 전에 미리 임의로 정해진 방법을 통해 환자를 두 군으로 구분하였다. 한 군은 절개한 후이개근을 수술 종료 시 그대로 두었고, 다른 한 군은 4-0 MonosynⓇ(B. Braun, Melsungen, Germany)을 이용하여 재건해 주었다. 모든 환자에서 근막과 피하 조직을 4-0 MonosynⓇ으로, 피부는 4-0 NylonⓇ으로 층층이 봉합하였다. 수술 전과 수술 후 1개월, 3개월 째 이개의 높이를 측정하였다. 이개의 높이는 이전 연구[1]에서 저술된 바대로 이륜과 유양돌기 사이의 거리를 3곳에서 측정하여 평균치를 구하였다(Fig. 2). 첫 번째는 대이륜의 가장 높은 곳, 두 번째는 이륜의 뒤쪽으로 가장 바깥, 세 번째는 이개강의 가장 아래 위치와 평행한 이륜 위치이다. 모든 환자를 대상으로 귀 모양의 변화에 대해 설문을 시행하였다. 설문은 추적관찰 종료시점에 시행하였으며 수술 후 이개 모양에 변화가 있는 것 같은지와 이개 모양이 부자연스럽다고 느끼는 지에 대해 5단계로 응답을 유도하였다(Table 1). SPSS 12.0(SPSS Inc., Chicago, IL, USA)을 이용하여 통계적 분석을 시행하였다. 각각의 증례에 대해 수술 전과 수술 후 이개의 높이에 변화가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paired t-test를 시행하였고, 두 군 간의 이개 높이 증가분에 차이가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Mann-Whitney test를 시행하였다. p-value<0.05인 경우 통계적인 의미가 있는 것으로 해석하였다.
또한 수술 후 1년 이상 추적관찰이 가능했던 19명의 환자들에게 이개 모양에 변화가 있다고 느끼는지에 대한 전화설문을 시행하였다.
본 연구는 참여자들의 윤리적인 보호를 위해 경상대학교병원 기관연구윤리심의위원회의 승인을 받았으며 참여하는 대상자들에게 연구 동의를 얻었다(2012-04-010).
결 과
총 49명의 환자 중 후이개근을 재건한 경우가 24명, 재건하지 않은 경우가 25명이었다. 수술 후 3개월째 이개 높이의 측정이 가능했던 환자는 각 군당 10명씩이었다(Fig. 1). 대상 환자는 남자 22명, 여자 27명이고 평균 나이는 48.2세였다. 수술 전 두 군 간의 평균 나이, 이개 높이의 차이는 없었다. 성별의 경우 후이개근을 재건하지 않은 군에 여성이 상대적으로 많았다(Table 2). 수술 후 1개월, 3개월 째 측정한 이개의 높이를 수술 전과 비교하였을 때 평균적으로 두 시점 모두에서 높이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후이개근을 재건한 경우 수술 후 1개월째와 수술 전 이개의 높이를 비교했을 때 통계적으로는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으나(p=0.059), 3개월째는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다(p=0.038). 후이개근을 재건하지 않은 경우 수술 후 1개월째와 수술 전 이개의 높이를 비교했을 때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으나(p=0.001), 오히려 3개월째는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p=0.171). 각각의 군으로 구분하지 않고 전체적으로 변화를 살폈을 때 수술 후 1개월째(p=0.000)와 3개월째(p=0.011) 모두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이개 높이가 증가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수술 전과 수술 후 이개의 높이 평균의 차는 1개월째 1.4±2.6 mm, 3개월째 1.6±2.5 mm였다. 이개 높이 증가분에 대해 두 군 간의 차이가 있는지를 살펴보았을 때 수술 후 1개월째와 3개월째 모두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는 않았다(Fig. 3). 설문을 통해 분석한 결과, 술 후 이개의 모양에 변화가 있다고 느끼거나 이개가 자연스럽지 못하다고 느낀 환자는 전체 환자의 8%(4/49)였으며 후이개근을 재건한 군과 재건하지 않은 군에 각각 2명씩이었다. 또한 수술 후 1년 이상 추적관찰이 가능했던 19명의 환자들에게 전화설문을 시행하였으며 이개 모양에 변화가 있다고 느끼는 환자는 없었다.
고 찰
고실성형술, 유양돌기 절제술에서 후이개 접근법 시행 후 이개의 모양 변화에 대한 연구는 많지 않다. Inwood 등[2]에 의하면 고막재건술을 받은 환자 중에서 경외이도 접근법을 시행한 환자의 4%, 후이개 접근법을 시행한 환자의 15%가 이개 모양의 변형을 인지하였다. 후이개 접근법을 시행하였을 때 이개 모양의 변화가 더 있을 수 있다는 결론이다. Coskun 등[3]은 2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경외이도 접근법과 후이개 접근법으로 수술한 후 이개-유양돌기각을 측정하였고, 후이개 접근법을 시행한 경우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수술 후 이개-유양돌기각이 증가함을 보고하였다. 이는 후이개 접근법에서 상피층, 피하층, 골막, 그리고 후이개근이 절개되기 때문이며 이후 봉합을 하더라도 이개를 지지하지 못할 정도로 약화된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두 연구 모두에서 수술 후 이개 변형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환자는 없었다고 한다.
본 연구에서도 후이개 접근법을 시행할 경우 수술 후 이개의 높이가 높아짐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 정도가 평균 2 mm 이내로 크지 않았으며 오직 전체 환자의 8%에서만 이개의 모양의 변화를 인지하였고 이를 문제 삼는 환자는 없었다.
연구자는 이전의 연구에서 이개를 지지하는 구조물로 언급된 후이개근이 이개를 뒤로 당기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이 근육을 재건할 경우 이개 높이의 변화를 줄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였다. 하지만 후이개근을 재건하여도 술 후 이개의 높이가 변화하는 것을 방지할 수는 없었다. 이는 앞서 언급된 바와 같이 후이개근뿐만 아니라 근막, 피하층, 피부의 연속성 등이 이개를 지지하는 데 함께 역할을 하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본 연구의 계획과정에서 성별에 따른 차이를 고려하지 않았다. 이는 개개인에서 수술 전후 결과의 차를 비교하는 것을 계획하고 이에 따른 결과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수술 전 이개 높이의 남녀 차가 있더라도 결과에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작위 배정을 통해 결과적으로 두 군 간의 성별 차가 발생하였고, 이는 본 연구의 제한점으로 생각되며 향후 추가 연구를 통해 보완이 필요하다.
이전 연구 결과와 본 연구의 결과를 종합하면 후이개 접근법을 시행할 때 이개 모양의 변화가 나타날 수 있으나 그 정도가 크지 않다. 따라서 후이개 접근법을 통해 수술을 시행할 때 사전에 환자에게 이개 모양의 변화 가능성에 대해 설명한다면 수술 후 문제가 되는 경우는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술 후 이개 모양의 변화를 최소화하기 위해 절개와 역순으로 꼼꼼히 봉합을 시행하는 것에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후이개 접근법을 통한 수술에서 수술 후 이개 높이의 변화가 일부 관찰될 수 있으며, 환자가 주관적으로 변화를 느끼는 비율은 10% 전후이다. 후이개근을 재건한다고 하여도 이개 높이의 변화를 예방하지는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