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dress for correspondence : Jin Woong Choi, MD, Department of Otolaryngology-Head and Neck Surgery, Research Institute for Medical Sciences, Chungnam National UniversitySchool of Medicine, 282 Munhwa-ro, Jung-gu, Daejeon 301-721,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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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론
지루각화증(seborrheic keratosis)은 표피세포의 증식으로 생기는 양성 병변으로 예전부터 검버섯으로 불린 질환이며 흔히 나이가 들수록 얼굴이나 사지, 상체 간에서 잘 볼 수 있다.1) 지루각화증은 대부분 양성이지만 여러 종양과 육안적인 감별이 어렵고 일부에서는 악성 종양을 동반하기도 한다. 또한 악성 종양의 전구 병변으로도 생각되기 때문에 흔하지 않는 위치에 발생하거나 급격한 크기의 증가, 괴사 등의 악성화 소견이 보이면 조직학적 검사가 필요하다.2)
Leser-Trelat증후와 같은 지루각화증이 다발성으로 생긴 경우는 악성 종양과의 연관성으로 인해 여러 보고가 되어 있지만 이개에 국한되어 발생한 사례는 국외에서 3예와 국내에서는 피부과학회에서 1예만이 보고되었을 정도로 드물다. 특히 이개에 발생한 경우에는 환자들이 이비인후과를 내원할 수 있으므로 이비인후과 의사들의 관심이 필요하다.2,3) 저자들은 우측 이개에 단독으로 발생한 종물을 주소로 내원한 65세 남자에게서 지루각화증 1예를 체험하였기에 문헌 고찰과 함께 보고하는 바이다.
증 례
65세 남자가 5개월 전부터 발생한 우측 이개의 크기가 증가하고 검은색으로 변하는 무통성 종괴를 주소로 개인 이비인후과에서 전원되었다. 다른 전신 질환의 과거력 및 가족력에서 특이 사항은 없었다. 이학적 검사에서 우측 이개의 대이륜에 검붉은 경계가 잘 그려지는 무경성의 돔모양(dome-shape)의 종괴가 관찰되었다. 크기는 약 1×1×0.7
cm3였으며 살과 같은 경도(flesh consistency)를 갖고 이개 연골에 고정되어 있었고 그 주위로 피부 발적이 관찰되었다(Fig. 1). 이개를 제외하고는 신체 어떤 부위에서도 비슷한 종물이나 피부 병변은 관찰되지 않았고 전신적인 동반 질환이나 증상은 없었다.
측두골 전산화단층촬영에서 이개에 조영 증강된 돌출된 연부 조직 음영이 관찰되었다(Fig. 2). 외이도 안쪽으로의 성장이나 측두골의 침범은 관찰되지 않았다.
악성 여부를 감별하기 위해서 조직 생검을 실시하였으며 조직학적으로 병변은 각질로 가득 채워진 가성 각질낭(pseudo-horn cysts)을 갖는 기저양세포(basaloid cell) 병변이었으며 진피까지 확장되어 있있다. 면역 염색은 실시하지 않았고 병변을 이루는 세포는 분화도가 좋은 편평상피세포와 기저양세포의 두 가지 형태로 구성되었다. 유사분열은 관찰되지 않아 최종적으로 이개의 지루각화증으로 진단하였다(Fig. 3).
치료는 표층절제(shaving operation)을 시행하였고 절제 이후 피부 결손은 없어 추가적인 치료는 시행하지 않았고 합병증 및 재발을 확인하기 위해 현재 경과관찰 중이다.
고 찰
지루각화증은 체간, 안면부, 그리고 사지에 흔히 발생하는 양성 상피성 종양으로 손바닥, 발바닥, 그리고 점막에 생기는 경우는 드물다.1) 국외에서는 3예와 국내에서는 이개의 주상와에 발생한 1예만이 보고되었을 정도로 이개에 단독으로 발생하는 경우는 드물다.2,3) 지루각화증이 안면이나 외이도보다 이개에 발생 비율이 적은 이유로는 이개의 경우 귓볼을 제외하고는 상대적으로 얇은 피부두께를 갖고 있으며 모낭과 같은 피부 구조물이 적은 점이 지루각화증 발생에 영향을 준다고 생각되지만 이는 좀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4)
지루각화증의 원인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지만 고령, 자외선 노출, 인체 유두종 바이러스(humen papilloma virus) 등의 수많은 요인들이 거론되고 있으며 일부 연구에서는 상염색체 우성에 따른 유전학적 요인도 관련이 있다고 보고 있다.1,3) 상피의 성장에 여러 요인 및 섬유아세포 성장인자 수용체 3(fibroblast growth factor receptor 3)을 유도하는 변이와 같은 세포 증식의 증거가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5)
일반적으로 지루각화증은 둥글고 타원형의 비교적 분명한 경계를 갖으며 사마귀양성 병변으로 수년에 걸쳐 서서히 성장한다.6) 병리조직학적으로 1) 가시세포증형(acanthotic type), 2) 과각화증형(hyperkeratotic type), 3) 자극형(irritated type), 4) 클론증형(clonal type), 5) 선상형(adenoid type), 6) 흑색극세포증(melanoacanthoma) 등 6가지로 분류할 수 있으며,6) 국내에서는 본 증례와 같은 표피의 비후화(epithelial proliferation)와 각질로 가득 채워진 가성 각질낭(pseudo horn-cysts)을 갖는 기저양세포(basaloid)가 다수를 이루는 가시세포증형이 가장 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3)
비록 지루각화증은 양성 종양이지만 악성 종양으로 변화할 수 있으며 악성 변화와 공존할 수 있다.2,3,7) 여러 연구에서 지루각화증은 흑색종(malignant melanoma), 악성에크린한선종(eccrine porocarcinoma), 기저세포암(basal cell carcinoma), 편평세포암(squamous cell carcinoma) 등으로 악성변화하거나 병발할 수 있으며 그 중 기저세포암으로 가장 많은 악성 변화가 일어난다.8) 감별해야 할 질환으로는 심상성사마귀(verruca vulgaris), 첨규콘딜로마(condyloma acuminatum), 광선각화증(actinic keratoses), 멜라닌세포반(melanocytic nevus), 해면상혈관종(carvenous hemangioma), 혼합종(mixed tumor), 흑색종(malignant melanoma), 기저세포암종(basal cell carcinoma), 편평세포암종(squamous cell carcinoma) 등이 있다.1,9,10)
위에서 언급했듯이 이개의 지루각화증이 임상적으로나 육안적으로 악성 병변 등과 구분하기 어렵기 때문에 조직검사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하며 Ki-67, cytokeratin, involucrin, loricrin, filaggrin 등의 면역조직화학검사도 진단과 아형 분류에 도움을 얻기 위해 시행되기도 한다.11,12) 이번 증례처럼 주위 조직과 유착이 의심되거나 측두골 및 주변조직으로의 침범, 괴사, 염증, 결절 또는 궤양 등의 비전형적인 양상을 보일 경우 측두골 전산화단층촬영 및 자기공명영상이 도움이 된다.11)
내부 장기의 악성화가 동반된 경우 지루각화증은 다발적으로 생길 수 있으며 이러한 경우를 Leser-Trelat증후라 한다. 이런 경우 동반되는 악성병변을 확인하기 위해 공통적으로 이학적 검사, 기본적인 혈액 및 화학검사, carcinoembryonic antigen검사, 소변검사, 흉부 X선 검사, 상하부 위장관 조영술 및 내시경 검사를 시행하며 남성은 prostate specific antigen검사와 여성은 자궁경부암검사 및 유방암검사 등을 추가적으로 시행하여 한다.1,13)
지루각화증은 주로 미용적인 목적으로 치료를 하게 되는데 무증상이며 미용적으로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악성 변화를 보이지 않는 경우에는 반드시 치료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이개에 발생하여 미용적으로 문제가 되는 경우에는 병변을 제거하고 연골과 같은 주위 구조물을 보존하여 이개의 변형을 방지해야 한다. Alpha hydroxy acid, ammonium lactate, trichloroacetic acid, tazarotene cream 등을 이용한 도포요법, 전기소파술, 표층절제(shaving operation)를 시행할 수 있으며 치료 결과를 확인하면서 치료 기간을 정한다.14,15) 외과적 절제술(excision)은 보통 흉터의 위험 때문에 처음부터 고려하지는 않지만 악성 변화가 의심되거나 또는 악성 종양과의 동반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반드시 시행하여야 하며 만약 이개의 손상이 클 경우에는 피부이식까지 고려한다.1,14,15)
본 증례의 경우 병변이 주변 조직에 고정되어 있었고 그 주위로 피부 발적이 동반되어 있어 악성질환이 의심되었고 저자들이 흔히 접하지 않은 병변이어서 초기에 전산화단층촬영과 같은 영상검사를 먼저 시행하였다. 하지만 질환에 대한 충분한 지식이 있었으면 조직검사를 먼저 시행하여 지루각화증이 진단되었더라면 영상검사 같은 추가적인 검사는 필요하지 않았을 것이다. 지루각화증은 안면이나 사지 등에 호발하므로 피부과 의사에게는 흔한 질환이지만 이번 증례처럼 이개나 외이도, 코, 경부 등에도 발생할 수 있으므로 이비인후과 의사도 지루각화증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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